"생태친화적 물길 만들자" 주민들의 도전 ‘현재 진행 중’
"생태친화적 물길 만들자" 주민들의 도전 ‘현재 진행 중’
  • 하천살리기추진단
  • 승인 2019.11.27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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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다시 태어나는 서부간선수로-기호일보 2019.11.27자 15면
서부간선수로.사진=계양구 제공
서부간선수로.사진=계양구 제공

도심 속의 물길은 사람의 실핏줄과 같아서 메마른 도시에 적당한 물기를 제공하고 오염된 대기에 생기를 불어넣는 바람길 역할을 한다. 또 물고기를 비롯한 수많은 생명의 서식처이자 이동 통로이며, 뜨거워진 도시의 열기를 식혀 주기도 한다. 

실제 하천을 끼고 있는 도시 주변은 그렇지 않은 지역보다 온도가 1~2℃ 낮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때문에 죽어 있는 도심 속 물길을 되살리려는 관심이 높아지는 한편, 시민 휴식처 확보와 도시 이미지 제고를 위해 도심 속 물길을 되돌아보기 시작했다. 그 중 하나가 서부간선수로다.

1924년 한강수리조합을 설치할 당시 갈산에서 영성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 등성이를 끊고 서부간선수로란 용수로를 팠다. 동부간선수로와 반대로 서쪽으로 난 수로이기 때문에 서부간선수로라 한다. 서부간선수로는 김포시 고촌면에 위치한 한강신곡펌프장에서 인천시 계양구를 관통해 부평구 삼산동을 흐르는 총연장 13.2㎞의 농업용 수로다. 인천시 구간은 부평구 삼산동에서 계양구 노오지동까지 7.3㎞로, 농어촌공사에서 관리한다.

서부간선수로 과거 모습. <인천시 제공>
서부간선수로 과거 모습. <인천시 제공>

서부간선수로에 농업용수가 공급될 때는 물길을 따라 많은 물고기떼가 함께 올라오고, 이들을 먹이로 하는 쇠백로 등의 조류와 수생식물이 많이 서식했다. 하지만 2001년 부평 삼산택지개발사업으로 굴포천에 연결돼 순환하던 서부간선수로가 단절되고, 호우 때 목수천과 방축천 하수가 서부간선수로에 유입되면서 수질오염과 악취, 해충 등으로 주민 불편이 컸다. 삼산동 아이들은 서부간선수로 물이 더럽다며 ‘똥강’이라고 불렀다.

서부간선수로와 관련된 민원은 끊이지 않았고, 서부간선수로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주민들의 노력이 시작됐다. ‘삼산동 농수로 조성을 위한 주민대책위’가 결성됐으며, 이후 주민대책위는 ‘서부간선수로협의회’로 확대 조직된다. 협의회는 인천하천살리기추진단 전체 워크숍에도 참가해 서부간선수로의 중요성을 알리고 시의회 방청, 지역구 시의원 면담과 더불어 2006년에는 주민 1만 명 서명을 받아 인천시의회에 제출했다.

서부간선수로 현재 모습.  <계양구 제공>
서부간선수로 현재 모습. <계양구 제공>

이런 와중에 2008년 인천시는 장제로 구간의 교통 정체를 해소하기 위해 서부간선수로 일부 구간을 매립하고 도로를 건설하려는 계획을 발표했다. 하천을 살리자고 하면서 농수로를 매립해 도로로 건설하겠다는 이중적인 정책은 강한 반발에 부딪히게 된다. 

2009년 11월 25일 인천시에서 관계 기관이 모여서 회의를 갖고 시 주관 하에 서부간선수로와 관련된 정비계획을 시행하겠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그동안 꾸준히 서부간선수로 청소활동과 서명운동, 서부간선수로 부지 매입을 위한 모금활동을 진행하던 계양봉사단에 계양구청에서 만나자는 연락이 왔다. 주민대표들과 언론, 인천하천살리기추진단은 2009년 12월 1일 계양구 경관녹지과와 현황 관련 면담을 진행했다.

면담 직후 서부간선수로를 생태하천으로 만들어 가자는 주민들의 활동은 급물살을 타게 됐다. 면담 참가자들이 주축이 돼 12월 5일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간담회를 갖고 ‘서부간선수로 생태하천만들기운동본부 준비위원회’를 구성했다. 

그리고 1월 23일 200여 명의 주민이 참여한 가운데 인천시와 계양구청, 농어촌공사, 지역구 국회의원실, 시의원 등 서부간선수로와 관련된 모든 이들이 모이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를 통해 서부간선수로에 대한 주민들의 높은 관심이 확인됐으며, 주민들의 관심과 참여가 지역사회를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를 보여 주는 하나의 계기가 되기도 했다. 토론 참가자 모두는 서부간선수로에 관한 서로의 입장과 계획을 존중하고, 이곳을 1년 내내 물이 흐르는 공간으로 만들어 가기 위한 협의회 구성과 참가를 약속했다.

서부간선수로 조성을 위한 협의회.  <인천하천살리기추진단 제공>
서부간선수로 조성을 위한 협의회. <인천하천살리기추진단 제공>

토론회를 계기로 인천시와 농어촌공사 등 관계 기관과 시민사회가 함께 ‘바람직한 서부간선수로 조성을 위한 협의회’를 구성했다. 당시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시장, 구청장, 시의원, 구의원 후보자 전원이 참여한 가운데 서부간선수로를 생태하천으로 조성하겠다는 협약을 체결했다.

서부간선수로 친수생태공간 조성사업은 2011년 9월 착공해 1년 4개월 만인 2012년 12월 완료됐다. 이 공사로 삼산택지개발사업으로 단절된 삼산2동과 서부간선수로, 굴포천 구간 428m를 관로로 연결해 연계되도록 했다.

서부간선수로를 친수공간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은 현재진행형이다. 인공수로에서 물이 순환되지 않아 수질이 악화되고 악취가 발생하는 등 민원요소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수로에 물이 일정하게 흐르면 자연 정화 효과가 발생해 친수환경 생태공원화를 위한 물 순환 시스템이 필요한 상황이다. 

서부간선수로를 방문해 상황을 살펴보고 있는 인천시의회.  <인천시의회 제공>
서부간선수로를 방문해 상황을 살펴보고 있는 인천시의회. <인천시의회 제공>

인천시의회 산업경제위원회는 지난 6월 현장을 찾아 행정기관과 시민이 참여하는 생활친화적 물길 조성 및 환경 개선으로 서부간선수로를 시민들의 쉼터로 만들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이를 위한 ‘서부간선수로 친수공간 조성사업’이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시비 25억 원과 구비 5억 원, 국비 25억 원 등 총 55억 원을 확보해 서부간선수로의 수질을 개선하고 하상 준설 작업과 편의시설을 조성한다.

시 관계자는 "서부간선수로의 물을 순환시켜 수질이나 녹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수질 개선과 함께 생태하천처럼 꾸며서 주민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리=홍봄 기자 spring@kihoilbo.co.kr

  <인천하천살리기추진단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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