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하천탐방-제 몫은 각각, 사업은 다 함께 - incheon@news
선진하천탐방-제 몫은 각각, 사업은 다 함께 - incheon@news
  • 사무국
  • 승인 2008.02.01 21: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너무나도 쉽고 당연한 듯 보이지만 민·관, 전문가 그룹이 도시를 바꾸고 생명력을 되돌린 사례를 지난 글에서 살펴봤다. 후쿠오카 외곽 산간에 위치한 나카지마 반딧불이 공원, 도심 하천변 반딧불이 수로 등이 바로 그것이다.

통상 관은 행정적 지원은 물론 사업의 전 과정을 지역주민이나 NPO(Non-Profit Organization, 비영리민간단체)들과 협의해 나간다. 관이 사업에 필요한 자원을 대고 전문지식이나 기술은 전문가들의 몫이다. 물론 민간은 자원봉사 또는 직업 이외의 사생활의 일부분으로 기꺼이 시간과 땀을 할애한다. 하지만 이들의 협력과 공조가 더욱 부러웠던 것은 이번 탐방에서 빚어진 하나의 현상 탓도 있다. 같은 기간에 비슷한 일정으로 인천시 모 부서와 종합건설본부, 중구의회 등 탐방단을 포함, 4개 단체가 일본을 방문했다고 한다.



하천살리기추진단 관계자에 의하면 출발 전 이들과의 중복되는 일정을 조정하고 방문기간 상호 정보교류차원에서 현지 만남을 논의하려했지만 사양했다고 한다. ‘각계격파’를 원했다는 후문이다. 어쨌거나 2일차 일정으로 탐방단은 기타규슈 에코타운센터와 무라사키강 상류 반딧불이관을 돌아봤다. 에코타운센터는 기타큐슈 에코타운사업의 상징으로 세계의 환경수도를 지향하는 일본의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었다. 에코타운센터는 에코타운사업을 산 교재로 활용하는 환경학습거점으로서 2001년 6월 개설됐다. 여기서는 에코타운사업 추진내용과 시내 환경관련 기업을 패널이나 전시품 등으로 소개하고 있다. 또 리사이클공장 견학코스를 만들어 견학자를 각 공장에 안내하고 있다.



앞서 말한 대로 근대화와 산업화는 경제발전의 댓가로 환경재앙을 초래했고 주민들은 공해병에 시달려야했다. 기타큐슈시는 기업들과 공해문제 해결을 위한 협의회를 구성하고 사안별로 구체적인 대책을 강구, 근본적인 해결에 나섰다. 시는 문제를 풀기 위해 주체 간 대립이 아니라 기업과 주민 그리고 행정이 손을 맞잡아야 한다고 설득했다. 공해문제에 대한 이들의 개선 노력은 대장균조차 살 수 없었던 죽음의 바다, 도카이만을 되살렸다. ‘일곱색의 연기’라 해서 일본에서 가장 심한 매연으로 휩싸였던 하늘은 중앙정부로부터 ‘별이 아름다운 도시’라는 애칭을 얻기에 이르렀다. 기타규슈시는 오랜 세월 축적된 산업기반과 기술력, 공해 극복의 과정을 독자적인 지역정책으로 이어왔다. 그 결과물이 에코타운사업인 셈이다. 기타규슈시 해안가 매립지 히비키나다 지구의 ‘에코타운’에는 12개의 폐기물 재생 공장이 가동되고 있으며 해안가로는 거대한 풍력발전기들이 돌고 있다. 에코타운은 1997년부터 자동차, 사무기기, 페트병 등의 리사이클 사업으로 시작했다. 기타큐슈 에코타운 사업은 산·학·행정의 강력한 협력관계를 바탕으로 추진되는 것이 특징이다. 아울러 정보 공개를 통해 시민과의 쌍방향 리스크 커뮤니케이션을 추구한다.



이어 방문한 반딧불이관은 기타큐슈시 반딧불이 보호 발상지, 오구마노강 옆에 자리잡고 있었다. 1979년부터 오구마노강에 반딧불이의 유충을 방류하기 시작하면서 기타규슈시의 반딧불이 보호가 시작됐다. 지난 2005년 이 지역에 있던 구 보육소를 개조해 강을 사랑하는 시민들의 교류와 정보소통의 장으로서 반딧불이관이 탄생했다. 이곳에서 1년 중 언제든 낮에도 반딧불이의 빛을 관찰할 수 있다. 반딧불이관은 전시실, 연구실, 생태학습실, 자료작업실 등을 갖추고 생물교사, 퇴직 전문가들이 일선 업무를 맞고 있다. 운영은 시가 지원하다.
전문직에서 은퇴한 나가오 관장은 “반딧불이관은 시민들이 운영하며 전문가도 자원봉사 형태로 참여하지만 더욱 많은 젊은이들이 관심을 갖도록 ‘My 반딧불이’ 회원모집과 모니터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면서 “현재 기타큐슈시 물관련 단체 60여개 가운데 37개 단체가 반딧불이 보호와 확산에 전념하고 있으며 완벽한 하수처리, 자연형하천화, 복개하천의 개방 등 시와 함께 하천생명을 복원하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들이 진행하는 My 반딧불이 프로그램은 매우 특이했다. 누구나 자신의 반딧불이 애벌레를 키울 수 있는 활동으로 반딧불이관에 자기만의 어항을 갖고 전문가의 지도를 받으면서 유충을 키우게 된다. 매년 5월경 회원을 모집해 2주에 1번 정도 유충을 돌보게 되는데 지난 5년간 모두 2천여명이 참여했다. 반딧불이관의 운영은 일본인들의 일상화된 지역사회 참여의식을 새롭게 보는 계기가 됐다. 그들은 활동의 장이 있다는 사실에 늘 감사했으며 남녀노소 불문하고 무엇에든 나설 준비가 된 듯했다.탐방의 마지막 날인 15일에는 기타큐슈시청으로부터 일정이 시작됐다. 시의 건설국 하수도하천부 물환경과 후쿠나가 계장은 전반의 환경현안과 시의 정책, 과거의 참상을 상세히 소개했다. 그는 설명 후 기타규슈시청 옆으로 흐르는 무라사키강과 물환경관으로 일행을 안내했다. 무라사키강은 원래 좁은 하천이었는데 1953년 큰 비가 내려 시내가 침수되면서 대대적으로 정비, 넓은 수변공간과 10개의 다리들도 특색 있게 조성돼 도시와 조화를 이루고 있다.



무라사키강변에 마련된 물환경관은 물을 테마로 한 체험형 학습시설로 강의 전반적인 치수 계획을 수립하면서 공모한 시민의견, 특히 중 3학년 여학생의 아이디어에 따라 2000년 완공됐다. 지하공간에 터널처럼 마련된 이곳에는 생태수족관, 무라사키강 정보, 물환경전시코너, 하천관찰관실 등이 다채롭고 유용하게 꾸며져 놀이, 학습, 체험, 관광 모든 면에서 만족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특히 255mm 두께의 투명 아크릴 관찰창을 통해 하천의 생물 및 어류를 직접 볼 수 있어 경탄을 자아냈다.

다음 코스로 일행은 환경뮤지엄을 방문했다. 20억엔이 투입된 환경뮤지엄은 자연소재와 재활용소재를 사용, 환경학습, 환경정보, 환경활동 등 3대 기능을 수행하고 있었다. 초등학생들이 단체로 방문하는 이곳은 순환과 공생, 기타규슈 변천사, 공해극복의 역사, 도시 및 지구의 환경문제, 환경기술 및 에코라이프, 환경도시를 지향하며, 다목적홀, 정보도서관·재활용코너, 원형극장, 실습실 등을 갖추고 있다. 주변시설로 빙축열 공조시스템, 풍력 및 태양열발전, 우수이용시스템, 비오톱 등 환경을 배려한 기술과 설비가 가득해 그들이 환경을 얼마나 중요시 하는가를 실감할 수 있었다. ‘보고 만지며 즐겁게 학습한다. 지구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해 보자’는 슬로건처럼 어린아이 때부터 환경의 중요성을 체험케하고 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실질적인 교육이 이뤄지는 현장이었다. 시설을 둘러보고 준비된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탐방단은 어린이처럼 즐거워하고 추억을 만들었다.

전반적인 학습에서 행정의 의식은 우리와 가장 큰 차이점으로 다가왔다. 물론 시민들의 선의 또한 빛을 발휘하고 있었다. 갈등으로 해석하기보다는 협력과 이해로 틀이 잡혀있으며 누군가에게 의존, 요구하기보다 공동으로 해법을 모색하는 과정을 보여주었다. 하천살리기추진단 최혜자 국장은 “지난해 탐방에는 시 공무원이 동행했으나 올해에는 불참해 아쉬움을 남겼다.”며 “더욱이 동일기간, 동일도시를 방문하면서도 각각의 일정을 보내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고 우리 스스로의 괴리현상을 노출한 사례로 보여 씁쓸하다.”고 토로했다.

지영일 편집위원 openme@incheon.g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하천살리기추진단 - 
  • 인천광역시 연수구 갯벌로 12 1503호(미추홀타워)
  • 대표전화 : 010-3238-5490
  • 팩스 : 032-440-8686
  • Copyright © 2013 Icriver.or.kr.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