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5대하천을가다-인천일보기획기사(굴포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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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11.14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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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의 흐름 미동적 고여있는 굴포천 … 한계점 드러나
하천복원 10년 인천 5대하천을 가다
3. 거닐고 싶은 생태 축으로 살아난 굴포천
2011년 10월 31일 (월)
 
 
▲ 인천시는 도심 속 흉물로 전락된 굴포천을 지난 2006년부터 2008년까지 총 390억원을 들여 자연형하천으로 복원했다. 그 결과 시민들이 산책을 즐길 수 있는 생태축으로 되살아 났다. 하지만 유지용수 부족으로 인한 수질 문제는 여전히 숙제다. /사진제공=인천하천살리기추진단


인천 부평구를 가르는 굴포천은 도심 한 가운데를 관통하는 인천의 대표 하천이다.

만월산 부평가족공원 내 칠성약수터가 그 발원으로, 인천 5대 하천 중 그 발원지를 알 수 있는 유일한 하천이기도 하다.

인천시는 지난 2006년부터 2008년까지 390여억 원를 들여 굴포천 복원 사업을 전개했다.

테마는 '자연과 대화하면서 걷고 싶은 하천'이다. 하천 복원 후 3년이 흘렀다.

굴포천은 지역 주민들에게 분명히 필요한 존재로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고질적인 수질 악화 문제와 수변식물이 자라지 못하는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 굴포천은 인천의 대표적인 도심형 하천이다. 시민들은 자연형하천 조성 사업으로 복원된 굴포천을 반기고 있다. 하지만 생활하수를 완벽히 차단하지 못해 민원도 발생하고 있다.


지난 10월12일 인천하천살리기추진단과 인천환경운동연합 회원 등 인천하천탐사팀이 청천천과 굴포천이 합류되는 지점인 굴포1교를 찾았다.

하천은 복원 사업을 무색하게 할 정도로 까맣게 썩어 있었다.

생활 하수와 올해 집중 호우 당시 떠 내려온 쓰레기가 한데 뒤엉켜 하천 물에는 녹조와 부유물이 가득했다.

특히 생활하수에서 흘러들어온 오니가 하천 바닥에 까맣게 침전돼 있엇다. 물 자체는 혼탁하지 않았지만 바닥에 깔린 하수 오니가 굴포천을 오염시키고 있다.

굴포천네트워크 심상호 대표는 "굴포천의 가장 큰 문제는 바로 더러운 수질"이라며 "물의 흐름이 거의 없어 고여 있는 수준이다. 당연히 물이 썩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현장에서 본 굴포천은 흐름을 알 수 없을 정도로 천천히 움직였다.

하천의 구배(기울기)가 평지와 다름없어 물이 제대로 흐르지 못했다.

물이 원활히 흐르지 않으니 생활하수가 하천 바닥에 침전, 그대로 쌓이고 있는 상황이다.

유지용수 수량 부족도 굴포천의 수질 악화에 한 몫을 하고 있다.

인천시는 굴포천 복원 사업을 마쳤을 때 부평정수장을 통해 한강원수를 하루 7만 5천 t씩 공급키로 했다.

하지만 현재 굴포천으로 들어오는 물량은 하루 2만 5천 t에 불과하다. 기존 계획의 1/3 수준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한강원수를 끌어올 돈이 없기 때문이다. 공급되는 물량이 많다면 하천도 보다 힘차게 흐를 것이고 하천 바닥에 쌓인 하수 오니 침전물도 같이 씻겨 흘러갈 것이다.

하지만 현재는 그렇지 못하다.

인천시는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서부간선수로가 완공되면 하루 2만~3만 t 정도의 물을 굴포천으로 공급, 물량 부족 문제를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실질적인 해결방안인지에 대한 우려도 만만찮다.

박남수 굴포천살리기시민모임 집행위원장은 "서부간선수로는 굴포천 보다 구배가 1m가량 낮다. 서부간선수로에서 굴포천으로 물을 흘려 넣기 위해서는 1m가량 물을 채운 후에야 가능하다는 얘기"라며 "이럴 경우 약 20일 정도 물을 채운 후에야 굴포천으로 물을 공급할 수 있는데 이 기간 동안 물이 고여 있으면 당연히 썩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인천 지역 하천의 공통문제점인 외래종 유해식물의 횡포에서 굴포천도 벗어나지 못했다.

굴포 3교를 지나니 유해종 외래식물인 단풍잎돼지풀이 하천변에 쓰러져 있다.

베어진지 이틀 정도 지난 듯 보였다. 관리 기관에서 유해식물을 제거한 건 좋았지만 시기가 조금 일렀어야 했다.

단풍잎 돼지풀은 이미 싹을 틔워 씨앗을 널리 흩뿌린 뒤였다.
 

 
 
 


이혜경 인천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중구난방으로 제초하지 말고 유해식물의 특성을 알고 처리해야 옳다"며 "관리주체들과 유해식물의 문제점과 처리 방법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삼산 3교 밑으로 내려가니 인공톱이 눈에 띄었다. 하천 복원 사업을 진행하며 하천에 설치해 놓은 것이다.
당시 이곳 인공톱에는 수변식물인 줄을 식재해 놓았다. 그러나 지금은 하나도 없다. 집중 호우를 겪으며 모두 다 쓸려 내려갔다. 하천 폭을 좁게 설계하다 보니 물살을 견디지 못한 것이다.

하천에서는 기포가 하나 둘 올라왔다. 침전물이 썩어서 메탄가스를 생성하는 듯 보였다.

굴포천의 수질을 악화시키는 또 한 가지의 원인이 있다.

그건 바로 허술한 차집관 시설이다.

인천시는 굴포천 인근 삼산단지를 조성하면서 도시실시설계에 차집 시설을 포함시키지 않았다.

굴포천 복원사업을 진행할 때도 차집 시설을 염두에 두지 않았다.

이에 환경단체에서 문제를 제기하자 인천시는 차집시설을 만들긴 했다.

하지만 설계에 없는 걸 억지로 끼워 넣다 보니 하수 역류 등 문제가 고질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박 집행위원장은 "매년 여름 집중 호우가 오면 차집관이 역류해 정류되지 않은 생활하수가 그대로 굴포천으로 흘러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삼산 3교를 지나 방향을 돌려 서부 1교로 향했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모습의 하천이 펼쳐졌다. 줄 등 수변 식물이 하천을 가득 메우고 있다.

반대편과는 달리 하천 폭이 넓어 집중호우에도 유속이 느려 수변 식물들이 쓸려 내려가지 않은 것이다.

배귀재 국립환경식물원 박사는 "반대편은 둔치를 만들어 물길의 폭이 좁았지만 이곳은 둔치가 없어 물길 폭이 넓다"며 "둔치를 한쪽만 설치하는 등 최대한 물 폭을 넓혀야 수변 식물의 안정화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수변 식물이 안정화를 거치면서 이곳의 수질은 반대편과 비교해 훨씬 깨끗했다.

똑같은 물이 흐르지만 수변 식물들이 자생하면서 자정 능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노형래기자·이재필기자 trueye@itimes.co.kr

인천일보 - 인천시 하천살리기 추진단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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